자전거 국토종주 3일차- 문경에서 합천창녕보까지 200Km 도전(feat.인증수첩분실)

국토종주 3일 차 – 문경에서 합천창녕보까지 200Km 도전(feat. 인증수첩분실)

드디어 국토종주 3일 차.
엉덩이가 이제는 아프다. 출발할 때 chamois butt'r 크림을 약병에 담아 라이딩전에 열심히 발랐지만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물집이 생기거나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오늘 라이딩은 사실 고민이 많았다.왜냐하면 코스가 무려 200km. 생전 타보지 못한 거리라서 두렵고 바람이 너무 심해 과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상주를 시작으로 상풍교,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그리고 합천창녕보까지 이어지는 최장거리 여정이다. 오늘 위해 이틀간 체력도 아껴두고, 마음의 준비도 했지만 혼자 가야하는 10시간 라이딩 생각에 사실 두려웠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힘들었지만 해냈다. 그리고 그 어느 날보다 깊게 기억될 하루였다.

  상주 출발, 새벽안갯속 첫 페달링

전날 문경 소풍모텔에서 숙면을 취하고, 일찍 일어나 자전거를 정비했다. 가장 긴 날이기에 새벽 출발이 필수.
오늘 라이딩 종료 시간은 18:00으로 정했기 때문에 식사 및 휴식 시간을 고려하면 200km를 저 시간에 안에 가려면 내 실력으로는 부족한 시간이다. 서둘러 상주 상풍교까지 페달링을 했다. 마음은 무겁지만 가는 길은 기온도 딱 좋고,  속도계에 차오르는 숫자만큼 가슴은 설레였다.

문경 소풍모텔에서 출발
상주 상풍교 인증센터
인증도장
인증센터에 자전거 민박 전단지가 충주부터 계속 있었던 것 같다. 국토종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까? 경쟁률이 치열할듯하다.

 상주보 & 낙단보 인증센터

초반 구간은 비교적 평탄해서 페이스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상주보와 낙단보 인증센터를 차례로 찍으며 중간중간 에너지바와 물을 섭취했다. 아침에 전날 GS25에서 구매한 샌드위치와 단백질 음료는 먹었는데 벌써 허기가 진다. 아직 체력이 괜찮은 구간이라 사진도 찍고, 천천히 풍경도 감상했다. 

💡 팁: 상주~낙단보 구간은 아침 일찍 출발하면 강바람과 조류 소리 덕분에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 

상주보 인증센터 가는길
상주보 모습

 

상주보 인증센터
상주시

 

낙단보
낙단보 인증센터

상주보에서 낙단보 가는 길은 약 17km 길지 않은 거리이다. 상주는 처음 와본 곳인데 주변 전경이 매우 좋다.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군데군데 캠핑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은 것 같아 부럽기만 하다. 나중에 이곳에 꼭 한번 캠핑하러 오고 싶다

낙단보 인증센터에서 바라본 모습

이제 약 60km 왔다. 아직 140km 남았는데 오전 9시가 됐다. 바람이 많이 불어 속도가 붙지 않아 시간 여유가 많이 없어 물한 모금 마시고 출발한다.

 구미보 & 칠곡보, 피로가 쌓이기 시작

구미보를 지나면서부터 허벅지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햇살이 정수리에서 바로 내리꽂고,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칠곡보 인증센터에 도착했을 땐, 슬슬 멘털도 흔들렸다. 근처 벤치에서 사탕 하나 물고, 셀프 응원하며 다시 출발.

이쯤 되면 정말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지속하는 힘’이다.

구미보 가는 길
구미보 인증센터
구미보 인증센터에서 우회로를 알려준다

칠곡보 가는 길에 바람이 더 거세게 불어왔다.상주보~ 구미보까지는 거리가 10km 후반 거리로 지루하지 않았지만 칠곡보가는길은 이상하게 힘들었다. 거리가 35km로 앞 구간보다 길고 바람 영향 때문인것 같다. 칠곡보에는 편의점이 하나 있는데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때가 오후 12시 정도 였다. 배도 슬슬 고프고 식사 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칠곡보 가는 길
칠곡보 인증센터
칠곡보 인증센터 주변 전경
강정 고령보를 향해 출발

 강정고령보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점심

강정고령보 인증센터를 향해 열심히 페달링을 한다.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 국밥 한 그릇으로 체력을 조금 회복했다. 밥 한 끼 먹고 나니 살 것 같았다. 뭘 먹느냐보다 먹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위로였다. 이제 마지막 목적지까지 50km 남짓.
몸은 무거웠지만,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다시 출발했다.

강정고령보 가는 길

 

강정고령보 가는길 바람이 거세다



강정 고령보 인증센터

가는길에 외국인 라이딩 그룹을 만났다. 국토종주 중 처음 마주친 외국인이었다. 지금 기억하기로 칠곡보~강정고령보 구간이 전경이 가장 좋았던 거 같다. 강 바로 옆을 달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날은 바람이 너무 불어 자전거가 휘청일 정도였다.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이 잡히지 않는 원인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람인데 보통 바람이 아닌 거 같다. 나무가 꺾일정도니... 몸도 너무 지치고 합천창녕보 인증센터까지 힘든 라이딩 했다.

드디어 도착! 합천창녕보 인증센터

해 질 무렵, 드디어 도착한 합천창녕보 인증센터. 속도계엔 190km, 몸은 너무 지쳤지만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좋은 기분이었다. 200km라는 거리를 거센 바람을 뚫고 온 나 자신이에게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구미보 인증센터에서 적교장모텔 사장님과 통화 후 1박 예약을 잡았다. 고맙게도 사장님이 합천창녕보 인증센터로 픽업을 와 주셨다. 거리가 10km 정도 더 가야 하기에 마중을 나오신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냥 모텔까지 라이딩을 해서 가기로 했다. 사장님은 이 날씨에 대단하다는 칭찬을 해주시니 힘이 났나 보다 ㅎ

합천창녕보 인증센터
적교장 모텔 가는 길

이제 다 왔다. 안도의 한숨과 피곤함이 갑자기 밀려들었고 마지막 10km가 이렇게 긴 줄 몰랐다. 이때 시간이 5시 25분이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사건 발생 – 인증수첩 분실?! 되돌아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자전거에 다시 올라타고 5분쯤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 내 인증수첩 어디 갔지?”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고 가는 길이다. 인증수첩을 놓고 왔다. 정신이 없어 사진만 찍고 그냥 나온 것이다. 어휴... 순간 멘붕. 하루 200km를 달린 날, 다시 그 장소로 돌아간다는 건 상상도 하기 싫었지만… 이미 모텔까지 3km 정도 남은 상황에서 다시 7km를 되돌아가 다시 10km을 와야 하니 화가 났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내 탓인걸 그러나 다행히 가는 길에 모텔 사장님과 통화해서 수첩을 찾아 주셨다. 국토종주 중 가장 고마운 일이었고 정신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적교장 모텔까지 거리

 적교장 모텔 도착, 오늘도 완주!

결국 18시쯤 적교장 모텔에 도착. 너무 지쳐 있었지만, 다행히 빨래도 해주시고
1박 3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만족했다. 시설은 다소 낙후돼 있고, 기대하긴 어렵지만
기본적인 숙박은 가능했다. 자전거는 별도 실외 공간에 잠금장치로 개인별로 둘 수 있어서 안심.

 3일 차 기록 & 팁 정리

항목           내용
출발지 문경 소풍모텔
도착지 적교장 모텔 (1박 35,000원, 빨래 가능, 자전거 별도 실외 보관 가능)
총 주행 거리 약 200km
주요 인증센터 상주보상풍교→ 상주보 → 낙단보 → 구미보 → 칠고보 → 강정고령보 →합천창녕보
이동 시간   11:40
날씨 거센 바람
가장 힘들었던 구간   합천창녕보 이후 인증수첩 찾으러 되돌아간 순간
가장 좋았던 순간  칠곡보 강변을 끼고 라이딩. 힘들면서 좋았음
이동거리

  3일 차를 지나며

국토종주 3일 차는 나에게 “극복”이라는 단어를 남겼다. 물리적 거리도 길었지만, 인증수첩 분실로 생긴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더해진 하루. 18시에 무사히 도착한 스스로에게 진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종주의 마지막 날만 남았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마지막 4일 차도 잘하리라 다짐해 본다.